영화로 보는 여성 화가
세라핀
Seraphine
2008년 프랑스, 벨기에
프랑스의 작은 마을 상리스에서
남의 집 청소를 하며 근근히 살아가는 세라핀.
교회에 있던 그녀는 어느 날 하느님의 계시를 받았다며
세상에 나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집세를 내고 생필품을 사야 할 돈으로 물감을 사는
세라핀을 이해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그림의 재료는 물감 뿐이 아니다.
선지피, 식물, 교회에서 훔친 촛농 등이
물감과 섞여 묘한 질감을 만들어 낸다.
이 이상한 그림을 독일인 미술비평가 빌헬름 우데가
마음에 들어하면서 그녀의 팔자도 펴지는 듯 했다.
그런데 금전적 후원을 받게 되고 청소 일도 그만둔 뒤
우데도 감당 못할 정도로 사치를 부리는 세라핀.
그녀의 독특한 그림도 그녀의 절제 없는 사치도
분열증의 증상이었던 것인지..
영화 속 그녀의 마지막 장소는 정신병동이다.
여성 예술가를 다룬 영화의 말로는 비참한 편.
그런데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주는 여성 화가 영화가 있다.
마네의 제비꽃 여인: 베르트 모리조
Berthe Morisot
2012년 프랑스
베르트 모리조는 18세기 인상파 최초의 여성 화가이다.
생기 넘치고 따뜻한 색감의 호감 가는 그림을 그렸다.
예술가라고 하면 분열증 지경으로 열정과다 하거나
방탕한 보헤미안을 떠올리도록 관심을 끌어내는 편이었지만
21세기가 되고 지식과 인성이 중시되는 시대가 되면서
예술가 및 연예인에게 바라는 미덕도 달라진 것 같다.
또 여성 화가는 남성 화가의 모델이었던 것으로
묻어버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보고 싶었던 것 뿐일 지도.
엄마로부터 그림 재능을 물려받은 모리조 자매.
마네는 동생인 베르트 모리조에게 모델 제의를 한다.
영화상으로는 둘이 이성으로서 끌리긴 한데
마네가 유부남이라 베르트가 절제하는 듯.
베르트는 화가의 꿈을 접은 엄마처럼 되고 싶지 않으며
자신의 색을 찾아내고 싶은 열정이 있어
결혼하지 않고 화가로서 성공하고 싶어한다.
결혼하라는 잔소리야 현대에도 똑같은 일이니
그녀만의 애로사항은 아니다.
베르트에게 '결혼은 평화다, 갇힌 채 혼자 살면 뭐 하냐'고 하는 마네.
나한테 하는 말 같지만, 맞는 말이지만,
마네 선생, 결혼도 복합적 능력이 있어야 가능하다우..
다행히 베르트는 복합적 능력+매력의 소유자라 결혼을 한다.
바로 마네의 동생과..
돈 없이 고생하거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지 않으면서
화가로서도 결혼으로서도 성공한 현대적 여성..
열심히 예술서적을 찾고 분석해보지 않는 이상
일일이 알기 어려운 이와 같은 예술가에 대해
그나마 단편적으로라도 알고 관심을 갖게 하니
영화는 게으른 현대인들의 도서관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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