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즈다

Wadjda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 독일 98분

감독 : 하이파 알 만수르

주연 : 와드 모하메드

 

 

옛날에 다른 블로그에 썼던 글 옮김.

그냥 기록의 일환..

 

 

 

 

* 2014년에 보고 쓴 글이라서

최근의 상황과는 다를 수 있음 주의.

 

 

2014년 6월 24일.

영화 감상 후 작가 은희경씨와 영화평론가 최광희씨와의 대담이 있었다.

<와즈다>는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영화이자 여성감독의 작품이다.

극장이 있으면 남녀가 섞여모일 소지가 있다 하여 영화를 금지한 나라 사우디..

자동차 역시 운전하다보면 남자와 말을 섞게 될 소지가 있다 하여 여자에게 금지된 사우디..

자전거도 같은 맥락에서 여성에게 금지된 듯하다.

(쩨쩨해)

 

그러나 이 영화가 상영된 뒤 여성도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근데 이래저래 금지해도 사람들은 이래저래 남녀가 말을 섞으며 연애도 잘 한다.

좀 무의미한 것 아님?

어디에서 정보를 본 건지는 까먹었는데 (아마 EBS였지 않았을까)

이란에는 여성운전수가 운전하는 여성전용택시가 있어서 여자들은 그걸 불러 탄다고..

(이란은 여성이 운전을 해도 되는 건가?)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바뀌지 않기도 하는데

그 나라들의 풍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여성에 대한 억압이나 탄압이 지나쳐 화나기도 한다.

얼마 전 방송한 탄자니아 여성의 현실은 정말...헐.. (할례 건이었을 듯?)

 

와즈다는 여성영화이긴 하지만 여성의 현실을 탄압적으로 묘사한 것이 아니라

그저 가족영화 어린이영화 정도의 느낌으로 아기자기하게 담았기 때문에

남자들도 불편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

한때 유행했던 이란 영화처럼..

영화 속 남자들이 의외로 사람 좋아서 여성의 삶이 억압되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지경이다.

하긴 감성 풍부한 남자들도 여성의 문제에만은 보수적인 경우가 많으니까..

 

은희경씨가 짚었던 것 중에

부엌은 허접한데(물론 이런 말투 쓰지 않음;;) 안방은 화려하다는 말이 인상에 남았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도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말이다.

아마 결혼생활을 안 해봐서?;;;

(2022년인 지금은 자취하느라 부엌인지 주방인지가 너무 중해졌다;;)

여성만의 일터인 부엌은 중요도가 낮은 모양이다.

우리나라도 부엌이 쾌적해진 것이 꽤 현대에서의 일이니..

아파트의 주방이 넓고 편리해진 것을 광고하던 어느 해,

이제야 좀 여성의 위상이 높아졌구나 생각했던 것이었다.

 

 

 

 

또 여성의 사회활동에 제약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가정에서 편하게 살지도 못한다는 말도 했는데 듣고 보니 그랬다.

결혼을 했어도 남편이 집에 붙어있질 않고 본가에서 살며 이따금 잠깐 들러 얼굴을 보여줄 뿐이다.

(지금 생각하면 마누라 넷을 두는 게 가능한 나라라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생활비도 주지 않아서 부인이 직접 돈을 벌어야 된다!

사회활동이나 사회진출에 제약을 걸어놔서

운전수를 부르지 않으면 직장에 가지도 못할 지경인데 돈벌이를 하러 다녀야됨 😡

움직거리지도 못하게 할 거면 생활비 반드시 지원하도록 정책이 되어있어야 하는 거 아님?

돈 벌러 다니면 자연히 남자들과 말 섞게 되는데 그렇게 말 섞는 건 괜찮음?

뭔가 이치에 맞질 않는다.

 

좋은 일자리가 있는데도 남자와 말 섞어야 된다는 이유로 거절한 와즈다의 엄마..

그런 거 따지면 어떻게 일자릴 찾느냐며 합리적인 생각으로 일을 하는 엄마의 친구..

여자들이 자꾸자꾸 사회에서 크고 작은 일 하면서

남자들과 열심히 말 섞고 연애해버리는 게 사우디 여성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을 지도..

 

 

하이파 알 만수르

 

 

영화가 금지된 나라, 특히나 여성의 활동에 제약이 많은 나라인지라

감독이 영화를 제작할 때도 고생이 심했던 듯.

영화 찍는 걸 보고 욕하는 사람들도 있고..

몰래 몰래 촬영하기도 하고 그랬다는 듯.

대담 시간에 들었는데 기억가물..

 

 

* 현재의 사우디 아라비아는 저 때보다 나아졌기를..

* 만수르란 이름이 저쪽 나라의 김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