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men

원작 : 1845년 메리메의 소설

초연 : 1875년. 3개월 후 비제 사망.

 

브레겐츠 페스티벌. 알프스 산자락의 빙하가 녹아서 만들어진 호수, 산 속에 숨어있는 보덴호에서 열리는 오페라 페스티벌. 호숫가에 대형 무대를 짓고 오페라를 상영한다. 무대를 없애지 않고 하나의 극을 2년 동안 올리기 때문에 페스티벌이 열리지 않는 시기에도 무대를 볼 수 있다고.

TV를 열심히 보다보니 이런 것도 알게 되었다.😅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아래의 백과 열람.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74884&cid=59049&categoryId=59052 

 

브레겐츠 페스티벌

[ 별과 호수, 그리고 오페라와의 만남 ] 독일 알프스 산자락에는 빙하가 녹았던 자리에 큰 호수들이 군데군데 있다. 여름밤에 호수 위에서 펼쳐지는 오페라를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언젠가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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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지식을 전혀 모른 채 TV를 봤다. <카르멘>의 유명한 곡들은 알고 있지만 내용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극을 보는 동안 깨달았다. 너무 유명해서 그냥 알고 있는 줄로 착각하고 있었나 보다.

 

 

 

 

무대 위 담배파티에 깜놀하고 카르멘이 너무나도 팜므파탈이라서 쇼킹! 군인 목에 담뱃불을 지지고 발로 즈려밟고 하는 장면들이 오페라에서 등장할 줄은 몰랐다. 현 시대는 커리어우먼으로 성공한 지적인 여성이 팜프파탈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90년대만 해도 영화 속에서 남자들을 사로잡는 캐릭터는 보헤미안 느낌의 섹시한 여성이었던 것이 생각난다. 카르멘이 그와 같은 여성의 시조새 같은 걸까.

 

 

 

 

일단 압도적인 무대에 놀라게 되는 극. 보다보니 차츰 물 위에 있고, 야외무대이고, 라는 것을 깨달아갔지, 처음 볼 땐 당연히 대극장인줄 알았다. 무대 밑에서 파도가 출렁이는 것을 보고 바다 느낌 내려고 무대바닥에 물 깔고 바람 장치 이용한 줄;;;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고서 카드점을 치는 카르멘을 구조화한 것 같은 무대. 카드는 카르멘의 운명(죽음)을 상징하는 것 같다.

 

 

 

 

카드가 움직이기도 하고 카드화면이 내용에 따라 바뀌고 심지어 가수의 얼굴도 비춘다. 뮤지컬도 아이돌 공연처럼 배우 얼굴을 스크린으로 비춰주는 연출을 했으면 싶었는데, 오페라계는 진작에 하고 있었던듯. 손가락 위까지 무대가 될 줄은 몰랐다.

 

 

 

 

호세를 유혹하는 카르멘. 오페라 무대가 이렇게 야하고 섹시할 줄이야. 한국인이라면 가족끼리 함께 보는 것을 민망해했을 연기를 관람객들 앞에서 하다니.😅

카르멘 역 성악가가 체격이 좋아서 글래머이며 역동적이다. 날듯이 물 속으로 풍덩 뛰어들 때는 진짜 깜짝 놀랐다. 그걸 볼 때는 아직 호수 위라는 걸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도대체 어떻게 된 무대인지 어리둥절했다.

 

 

 

 

섹시하고 역동적인 물 위의 댄스.

 

 

 

 

로프를 달고 카드 위에서 연기하는 배우들. 모닥불까지 피웠다.

집시와 카르멘이 점을 칠 때는 타로카드의 그림이 나온다. 카르멘의 점괘는 '죽음'이라서 해골 그림이 나타났다.

 

 

 

 

배를 타고 오는 스케일! 배를 보고서야 야외무대인 것을 알아차렸다. 뒤의 건물 불빛들도 처음엔 무대에 그림 그려놓은 건줄 알았다는;;;

 

 

 

 

 

 

투우 장면. 그리고 댄서들의 춤이 카드 스크린 위에 비치고 있다. 댄서들 복장은 투우사가 휘두르는 붉은 천을 본땄다. 가면을 쓴 기괴한 투우사의 복장. 투우 장면을 스크린에 비춰 상징적으로 알게 한다.

 

 

게르니카 1937년

 

여배우의 드레스에 스페인 출신 화가인 피카소의 그림이 있다.

 

 

 

 

남자가 거울 같은 것을 들고 있는데 그것을 통해 왼쪽 스크린에 배우들이 비친다. 별별 신기한 장치가 많다;;

 

 

 

 

집착하는 호세에게 이별을 고하는 카르멘. 물 속에서 다툼을 하던 중 화가 난 호세는 카르멘을 물에 빠뜨려 죽인다. 무대 위 카드 스크린에 그 모습이 비치는데 예고된 카르멘의 운명을 전하고 있는 듯.

원작은 칼로 찔러 죽인다.

 

 

 

 

애증의 사건이 터지는 중에도 투우는 계속되고 폭죽까지 터진다. 야외무대가 확실한 것이었다.

으른섹시한 연기에 신기한 무대장치가 더해 몰입할 수 밖에 없게 하는 극이다. 불륜이나 애증 이외의 부도덕한 소재로 가득해서 현대의 영화 같이 느껴졌다. 각색이 아니라 진짜 원래 이런 극이라는 것이 놀랍다. 시대를 근대로 앞당겨서 더 현실감 넘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