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등장하는 일본영화 2편.

냉정한 현실의 벽에 부딪혀 표류하는 꿈쟁이들.

 

 

여름의 끝

​夏の終り 

로맨스/멜로, 드라마

일본 114분 2013년

주연 : 미츠시마 히카리, 코바야시 카오루

​세토우치 자쿠초의 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일본 작가' 하면 떠오르는 그 이미지..

 

작가 싱고(신)는 가정도 있는 남자지만 연인 토모코와 함께 살고 있다.
아내와 별거중인 건가 생각하니 그건 또 아닌 것 같다.
중요하고 즐거운 행사는 자기 가족들과 보내니까 말이다.​

​토모코가 앓아눕는 것도 이해가 간다. 

 

 

 

 

토모코는 그가 자기 소설은 안 쓰고 남의 뒤나 밀어주려고 하는 것이 못마땅한듯.​
신이 자신의 재능을 ​​좀 더 부지런히 펼치길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 법.

 

 

 

 

편집자가 원고를 받으러 신의 집에 찾아왔다.

일본은 편집자가 작가 집에 직접 방문하여 원고를 받아가는 정서가 특이하다.

그러나 돈이 되는 대중적인 소설을 의뢰받고 생활을 위해 에로검객소설을 쓰기로 하는 신.

토모코는 실망하지만 돈 벌기가 어디 쉽나. 

결국 신은 '쓸 수 없다 쓸 까닭이 없다'고 좌절하며 울부짖는다.


그렇다. 더 이상 쓰지 못하는 그는 자신의 존재이유를 알지 못한다.

유한계급이 아닌 이상 밥벌이를 무시하면서 글을 쓸 수도 없는데

그렇다고 독자 입맛대로 쓰려니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 같다.

그런 갈등이 더더욱 그의 몰입도를 흐트러뜨리고 펜을 멈추게 하는 것일 듯.

현실의 많은 창작자들이 고민하는 문제인 것이다.

토모코 역시 ​애를 두고 오면서까지 예술작업에 몰두해왔지만 이젠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는 심정이다.

 

 

 

 

 

일일이 칼로 무늬를 도려내는 수작업..꽥
토모코는 하여간 이런 작업을 하는 예술가다.
영화가 너무 조용하고 정적이어서 보고 있다보면 자꾸 딴짓을 하게 됨;;;;;

 

 

 

 

 

바샤우마상과 빅마우스

ばしゃ馬さんとビッグマウス

일본 2013년 119분

주연 : 아소 쿠미코, 야스다 쇼타

 

 

 

 

책장을 가득 채운 것은 시나리오 잡지.
이 영화는 시나리오 작가를 지망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안타까울 정도로 낙선을 밥먹듯 하는 작가지망생​ 이야기.

시나리오 작가교실에서 만난 남자 텐도 요시미는 허풍쟁이다.
글은 한 줄도 안 썼는데 벌써 작가가 된 것처럼 명함을 찍어가지고 다닌다.
뭔가 빵 터뜨릴 만한 엄청난 것을 엄청나게 쓰고 싶은데 구체적으로 잡히질 않는 요시미.
자칭 천재 예술가인 요시미는 입만 살아서 비평에만 강하고 미치요와 사사건건 의견이 부딪치며 말다툼을 한다.
'바샤우마'란 열심히 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미치요를 가리키고 '빅마우스'는 요시미를 가리킨다.

 

 

 

 

현역 감독에게 시나리오에 대한 조언을 들은 미치요는 자신감에 충만해 전남친이 일하는 곳으로 취재를 간다.
전남친은 연극배우가 꿈이었으나 현실의 벽에 부딪쳐 꿈을 접고 노인요양소에서 일한다.
요양소에서 직접 아픈 노인들을 위한 봉사를 하며 경험을 쌓아보려는 미치요.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보호사 일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해낼 수 없는 전투 같은 일임을 깨닫는다.

게다가 모처럼 쓴 시나리오는 감독에게 혹평을 받는다.
다른 사람들은 잘나가고 고향 친구들은 죄다 짝을 찾아 결혼했는데 미치요만 제자리다.

스스로 재능이 부족하다고 좌절하며 안개속을 걸으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한 미치요.

 

 

 

 

"가져버린 꿈을 어떻게 끝내야 하는지 모르겠어. 꿈을 포기하는 거 이렇게 힘든 거야?"

"꿈은​ 모두가 이루는 게 아니잖아. 이루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 몇 배나 포기하는 사람이 있는 거잖아.
다만 나는 꿈을 이루는 쪽에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나 봐."

 

작가지망생이라는 필터를 낀 청춘들의 꿈과 사랑에 관한 냉정하기 이를 데 없는 영화.